19세기 루마니아. 경찰 코스탄딘과 아들 이오니타는 도망친 집시 노예를 잡아오는 임무를 맡아 남쪽으로 떠난다. 우스꽝스러운 스탈린과 현실적인 돈키호테가 섞인 듯한 카리스마 넘치는 아버지 콘스탄딘과는 달리, 아들 이오니타는 사투를 벌일 때도 불안에 떠는 도스토예프스키식의 백치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국적인 풍경을 지나쳐가는 이들의 고단한 여정은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건들로 가득하다. 라드 주드의 <아페림!>은 아름다운 흑백 화면, 기발한 유머와 촌철살인의 냉소가 쉴 틈을 주지 않고 펼쳐지는 독특한 코미디이자 동유럽식 웨스턴이다. 영화 속에 재현되는 19세기 말 동유럽의 풍경은 이제껏 어떤 영화도 보여주지 못했던 사실적인 묘사로 가득하다. 루마니아어로 ‘만세’ 혹은 ‘잘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영화 <아페림!>은 2015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