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시온 하면, 자주제작영화를 시작으로 90년대 일본의 독립영화계를 석권한 인물이란 사실 이외에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93년도에 만든 <방>이란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선 영화상영이 끝난 극장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물의를 빚었으며, 선댄스영화제에선 ‘그랑프리에 상당하는 작품이지만, 그랑프리에는 해당치 않는 작품’이란 선뜻 이해가 어려운 이유로 심사위원특별상이란 이 작품을 위한 특별한 상을 받았다. 소노 시온에게는 언제나 찬반양론이 함께 한다. 이것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했다란 것을 뜻한다. 2001년 공개되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자살 클럽>때 처럼, 다시 한번 최근 들어서 <벌거벗은 사랑>(2009), <차가운 열대어>(2011)가 주목을 받으며,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올랐다. 이 <사랑의 죄> 역시 <차가운 열대어>처럼 실제 있었던 사건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작품으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마치 배우로서의 생명을 걸기라도 한 듯 치열하게 벌어지는 세 등장인물의 연기대결이다. 마음에 들 때까지 촬영을 거듭하고, 연기지도도 엄격하다는 귀재다운 면모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양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