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국 사회에 대한 신랄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연출하는 빔 벤더스는 2003년 미국의 사회 · 정치적 영역에서 사라져버린 이상이 진실이 아니라는 희망을 전한다. 그린베레 출신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폴은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충직한 애국심으로 대 테러 전쟁에 헌신해온 폴 앞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조카 라나가 등장한다. 10년간의 해외 생활을 접고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그녀는 노숙자를 위한 전도활동을 펼친다. 그러던 어느 날, 중동 출신 노숙자의 총격사건을 목격한 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기로 한다. 서로 판이한 둘의 세계관은 수사가 계속될수록 충돌을 거듭한다. 빔 벤더스 감독은 2001년 9월 11일 이후 애국심이 남용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반미의 입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는 않는다. 지점은 과대망상에 빠진 우파 언론과 정부에 의해 남용되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상을 통해 <풍요의 땅>이 드러내고자 하는 지점은 바로 좌파와 우파가 충돌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