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누구나 다 자신의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욕망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비비안 쳉은 특히 여성의 변화에 대한 욕망을 이야기한다.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작품은 5살의 어린 소녀와 17살의 처녀, 그리고 30살의 여인이 각기 꿈꾸는 변화에 대한 욕망을 그리고 있다. 지체장애자인 아버지와 함께 구걸을 나서 생계를 돕지만 늘 부모가 싸우는모습을 보아야만 하는 어린 소녀는 부모가 정답게 춤추는 모습을 상상하며, 어머니와 대화가 단절된 처녀는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하여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고자 한다.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는 여인 역시 어머니와 너무나 멀어졌지만, 죽음을 앞둔 그녀와 화해를 시도한다. 이 세 여성의 꿈과 변화의 욕구는 어머니와의 불안정한 관계에서 비롯되었으며, 궁극적으로는 어머니와의 관계회복을 꿈꾸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종착점에는 모성이 있다. 모성이야말로 모녀관계를 이어주는 가장 확실한 매개체인 것이다. 소녀와 처녀의 꿈이 자기만의 것이라면, 여인의 꿈은 상대적인 것이며 실질적으로 인간적인 교류를 가능케 한다. 그래서 아이와 목욕을 하는 여인의 마지막 장면은 ′모성′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비안 챙의 주제의식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