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디오그람>은 어린 아이의 영혼, 또 아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이다. 소년의 심장에 대한 의학 테스트-카르디오그람-는 이 12살 난 소년이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그의 어머니는 소년을 카자흐 마을에서 요양소로 데려가 낯선 어른들과 아이들 사이에 남겨 두고 떠난다. 고향에서의 삶의 방식과 전혀 다른 이 곳의 규칙을 모르는 소년에게 요양소의 삶은 힘겹기만 하다. 게다가 소년은 러시아어를 할 줄 모르고 친구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다. 마음의 외로움과 오해로 고통받는 가운데 심장병이 치료될 리 만무하다. 소년은 한 달-달의 모양이 변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주기인- 안에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내야만 한다. 영화 속에서 이 순환은 단지 최초의 위치로 돌아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주변 세계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의 순환도 의미한다. 소년은 자신의 말없는 행동방식을 극복하게 되고 더욱 성숙해져서 집으로 돌아온다. (사이다 투르수노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