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의 세 명의 주인공들이 한 가족이라는 사실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을 수 있다. 그들은 대만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대화도 거의 없으며 독립된 삶을 영위하고 있다. 퇴직한 아버지는 은밀히 수음을 하기 위해 게이 사우나를 다니며 어머니는 냉담한 애인과 헤어지려 하고 있다. 아들은 직업도 뚜렷한 전망도 없다. 이들은 두 번의 위기로 조금 가까워지게 된다. 하나는 육체적인 것으로 아들이 오염이 심한 탕수이 강에 들어갔다가 목과 어깨통증이 생긴다. 다른 하나는 집 내부의 문제로 위층의 빈 아파트에서 물이 새어 아버지의 방을 망쳐놓는다. 이 두 위기를 연결하는 것은 물이라는 요소이지만, 그들 간의 가족이 화합하지 못하게 한 모든 요인들이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 차이의 이 강렬한 영화는 그들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던 자연스런 감정과 정서를 되찾은 인물들에 관한 삼부작중 마지막 작품이다. <하류>는 다른 작품에 비해 단조로움은 덜하지만, 각 인물의 심리적 내면은 삭제되었다. 두 번의 가족적 위기가 동시에 막바지에 이르게 되는 순간 각 인물들은 결국 그들 스스로가 완전히 벌거벗게 된다. (토니 레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