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업체의 중앙물류센터 팀장인 올리비에는 아내와 어린 두 아이와 빠듯하지만 무리 없는 삶을 이어간다. 직장에서도 동료들이 처한 곤경을 도우며 팀을 이끌어가는 인정받는 팀장이다. 어느 날, 아내가 아무 이유도 없이 사라지면서 올리비에의 삶은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기에 해고를 막아주지 못했던 동료가 자살하면서 회사 내에서도 올리비에는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여동생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지만, 업무와 육아를 도맡게 된 올리비에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진다. 기욤 세네즈의 두 번째 장편 <우리의 투쟁>은 공적, 사적 삶에서의 위기를 맞는 한 노동자의 모습을 정공법의 드라마 안에 담아낸다. 특히 공적인 삶에 항상 부차적인 문제로 따라오는 가사와 육아라는 노동이 올리비에에게는 거의 같은 비중의 무게로 그려지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영화는 위기를 극복하는 고전적 노동자 영웅으로 올리비에를 그리지 않으면서도 휴머니즘적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삶의 투쟁이란 결국 완벽한 패배로도 완벽한 희망으로도 귀결될 수 없는 진행형인 것이다. (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