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맞으며 다리 난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남자가 있다. 이내 뛰어내린 남자는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다. 드리스와 아내 자흐라는 아들 아유브를 데리고 병원에 온다. 아유브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하고,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한 부부는 절망한다. 드리스의 동생 사고뭉치 후신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스위스 부부에게 입양 보내고 받기로 한 돈을 조카 아유브를 살리기 위해 드리스에게 건네기로 한다. 그러나 아이는 유산되었다. 수술할 돈도 사라지고, 어린 조카 아유브를 잃을 수도 있다. 절망하는 자흐라는 중대 결심을 한다. 남자가 뛰어내린 사고 현장에 있던 이들의 인연은 병원에서 교차한다. 삶을 포기하려 했던 남자의 행보를 카메라는 조용히 말을 건네듯 따라가며 병원에 온 이들의 삶의 무게를 담담히 그려 낸다. 영화의 힘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함께 후반부에 폭발한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으로,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다. (남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