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라는 섬이 있다. 일본 제국주의 시절 강제 징용된 한국인이 참혹한 대우를 받으며 석탄을 캐던 곳. 류승완 감독은 이곳의 슬픈 역사를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가 상상력을 발휘한 대목은 봉준호의 <설국열차>가 보여준 문제의식과 연결된다. 꼬리 칸의 지도자와 엔진 칸의 지도자가 서로 협력해서 기차가 굴러가게 만든 것처럼 군함도의 탄광에서도 한국인 조력자가 필수적이다. 영화는 거기서 한 발 더 나가 한국 근대사의 오점 중 하나인 친일파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개봉 당시 오해도 받았지만 류승완 감독은 일제의 만행 이상으로 잔인했던 친일파의 악행을 고발한다. 19분가량 늘어난 감독판에서도 친일파를 척결하는 장면이 눈에 띈다. 무영(송중기)이 한국인을 군함도에 팔아넘긴 악덕 친일파를 처형하는 대목은 이 영화의 문제의식을 보다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류승완 감독은 감독판에 대해“ <군함도> 개봉 당시 생겨났던 많은 논란에 대한 대답. 이것이 감독의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말했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