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농민공을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들이 다수 제작되고 있다. 이는 농민공이 도시의 하층 노동자로 일하며 중국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음에도, 농민공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여전히 존재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들이 처한 현실 안에는 현재 중국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가 온전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15년 전 시골을 떠나 베이징에 자리 잡은 첸 춘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베이징 외곽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채소를 길러 내다팔며 살아간다. 하지만 끝없이 팽창하는 도시는 첸이 가꾸는 밭까지 다가와 그를 내몬다. 첸이 농사를 짓던 농토 주인은 마을 주민들에게 개발을 위해 땅을 비워달라고 요구한다. 전방위적으로 쏟아지는 압박을 견디지 못한 이웃과 동료들이 땅을 포기하고 하나 둘씩 떠나가지만, 첸과 가족들은 끝까지 남아있기로 한다. 이웃집이 모두 헐리고 거대한 아파트들 사이에 첸의 집만이 달랑 남게 되기까지, 5년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그들은 끝까지 버텨낸다. 계절이 변하고 해가 바뀌는 동안, 끊임없이 땅을 갈고 농사를 짓는 첸과 가족들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온다.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