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오키나와의 새로운 군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 현장과 사람들을 적극적 지지와 공감의 시선으로 기록한 <우리 승리하리라>는 전통적 액티비스트 다큐멘터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영화는 거리를 두기보다는 시위에 참여하는 다양한 오키나와 사람들의 개인사와 오키나와 반전평화시위의 역사를 엮어내며 단조로울 수도 있는 관찰적 기록에 입체감과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특히 하고 싶은 데로 하며 살겠다는 후미코 할머니의 건강한 유머와 활동력, 1989년 미군 관련 건설 반대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아버지를 따라 반전운동을 하고 있는 주리, 1997년 군 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주도했던 타케키요와 그 가족들의 10년 투쟁사는 오키나와 풀뿌리 시민운동의 단단한 힘을 보여준다. 그들은 투쟁에서 승리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것은 큰 자산이다. 환경운동과 연결된 반전운동, 주민들 간의 갈등과 공동체의 분열, 다양한 세대의 참여, 할머니 액티비스트는 한국의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과 밀양의 할머니들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도 승리의 경험이 절실하다.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