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성들의 여성성기절제 전통을 다층적인 결로 담아낸 이야기. 영화는 여성성기절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에서부터 여성성기절제 시술자, 여성성기절제를 시행하는 가족, 그리고 여성성기절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의사와 정치인 나아가 여성성기절제 부작용자와 여성성기절제를 거부하는 여성까지, 폐쇄된 공동체 내에서 여성성기절제의 위상과 문제점을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담아낸다. 그러나 여성성기절제를 지지하는 자와 비판하는 자 사이에 정작 여성성기절제 대상자인 어린 여성들의 목소리는 미미하다. 그녀들을 대변하는 강한 목소리들 사이에 묻힌 어린 소녀들의 목소리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그녀들의 위치와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는 여성성기절제 전통을 여성의 인권 차원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보수적인 문화를 표상하는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뿌리 깊은 인식의 문제와 맞닿아 재생산되고 확산되고 공고해지는 틈 속에서 변화와 개혁은 어떻게 시도될 수 있을까? 영화는 가시적인 법보다는 장기적인 교육의 힘을 믿고 주력하는 아프리카의 현재 모습에 주목한다. 궁극적으로 영화는 소녀와 여자 사이에 놓인 이들을 통해, 전통과 개혁 사이에, 보수와 진보 사이에 놓여있는 우리들의 위치를 묻는다.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