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노숙을 하며 아내를 찾아 헤매는 남자가 있다. 홍등가를 다니며 아내의 사진을 보여주지만 아내를 아는 사람은 없다. 남자는 어쩌다 아내를 잃게 되었을까? 영화는 파리에 신혼여행을 왔던 남자와 그의 아내를 보여준다. 둘은 파리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아내는 아무 기별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남자의 행색으로 보아 그때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그런데도 남자는 사진 한 장만 들고 아내를 찾아 다닌다. 홍등가에서 만난 여자에게 남자는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고 위로를 구하지만 여자는 자신을 창녀로만 보는 남자에게 실망한다. 남자가 순간 보여주는 분노와 살의는 문득 실종된 아내가 살해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전수일 감독은 꿈인 듯 현실인 듯 모호한 이야기를 통해 남자의 허무한 내면을 그린다. <콘돌은 날아간다>에 이어 조재현이 이번에도 전수일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