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형사 중호는 보도방을 운영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자신이 데리고 있는 여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중호는 사라진 미진의 행적을 뒤쫓다가 용의자로 보이는 영민을 붙잡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영민을 풀어주고, 중호는 경찰의 판단에 분노를 느낀다. <추격자>는 영화의 제목처럼 쫓고 쫓기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 이후 중호가 추격하는 것은 희생자 미진인지 연쇄살인마 영민이지 구별되지 않는다.??그의 추격전은 점점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섞이는 양상을 띤다. <추격자>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무감각한 영민의 얼굴과 무능력한 공권력이 뒤섞이고,??정상과 광기의 경계가 무너진다. 이천 컷이 넘는 빠른 편집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혼란한 상황을 수용하게 만드는 중요한 형식을 이룬다.??한국에서 대중적 호응과 비평적 반응을 일으킨 이 작품의 형식은 한국 사회의 집단 무의식과 공포를 드러내는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