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수’라고 불리는 정태수는 김진만 회장을 납치해 서류에 도장을 찍고, 일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다. 수의 뒤를 쫓던 비리 경찰은 달려오는 트럭에 부딪혀 비명횡사를 하고, 납치된 김진만 회장은 차문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혹독한 경험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헤어진 동생 태진과 19년 만에 만나게 된 수는 재회 직전의 순간에 날아온 한 발의 총알에 쓰러지는 동생을 목격하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수의 복수극으로 돌변한다. 태수는 태진의 복수를 위해 경찰인 동생 행세를 하면서 ‘구양원’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화면을 압도하는 것은 행위 그 자체이다. 쌍둥이 형제의 과거 사연이나 내밀한 심리를 설명하기보다 영화가 반복하는 것은 복수를 향한 수의 일관된 행동이고, 그것은 상승 곡선을 그리며 유혈이 낭자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