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식장애를 가진 가인의 이야기와 혼외정사로 임신을 한 도희의 이야기를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가인은 스스로를 감금한 채 음식을 기피하는 자신의 몸을 통제하려 하나 끝내 실패한다. 도희는 미국에 거주하다 무언가를 찾아 일시 귀국했지만, 누구와도 친밀해지지 모한 채 홀로 남아 자위를 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전반부는 갇힌 공간에서의 고정된 카메라 워크, 음식 씹는 소리까지 들려 오는 섬세한 사운드로 적막한 느낌을 전한다. 반면 후반부엔 거리를 헤매는 핸드 헬드 카메라가 흔들리는 거리와 인물을 포착하고, 잡다한 소음들이 교차한다. 하지만 두 여인이 결국 돌아오는 곳은 자기 혼자만의 방일 뿐이다. 극히 단순한 스토리지만, 자신이 주인일 수 없는 자신의 몸과 힘겨운 대화를 나누는 여성의 외로움과 고뇌를 섬세하게 포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