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아이들인 휴, 첸, 티안. 그들의 직업은 행인들의 주머니와 귀걸이를 터는 것이다. 보스는 귀걸이를 받아 그들의 일용할 양식인 마약을 대준다. 아이들이 잡히면 350 위안의 보석금을 내고 꺼내 주기도 한다. 그들과 친구가 된 린 리 감독은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누빈다. 어른들의 무심한 표정과 아이들의 찌든 표정이 묘한 대비를 일으킨다. 가게를 하는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거리에 넘쳐난다고 불평한다. 이 모든 것은 너무나 일상적이다. 카메라 앞에서 아이들은 능숙하게 헤로인이 든 주사를 종아리에 찔러 넣는다. 아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말보로 담배다. 자본화되어 가는 중국 사회의 어두운 풍경들이다. [350 위안 아이들]에는 차마 문장으로 옮겨 놓을 수 없는 끔찍한 장면들도 몇 있다. 행위 자체가 끔찍하기보다는, 이 모든 사회적 억압의 형태가 아이들의 몸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비참함의 무게를 더한다. 그것은 오직 다큐멘터리라는 형식만이 전할 수 있는 진실의 목소리일 것이다. 최근 6세대의 중국영화들이 자본화되어 가는 도시의 풍경을 담았지만 그들은 도시의 이면에는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350 위안의 아이들]는 그 곳에서 시작해 그 곳에서 끝이 나는, 중국 사회의 거친 음화(陰畵)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