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 위에서 펼치는 희망의 메시지다. 스모키 마운틴은 이름에서 연상되듯 마닐라 외곽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쓰레기 집산지다. 이 곳 스모키 마운틴에는 넝마주이의 삶을 선택한 수많은 가족들과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마닐라를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삶의 터전은 하루 아침에 쓰레기 더미 위에 묻혀 버리고,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목숨을 부지한다. 시노미야 히로시 감독은 일본 특유의 다큐멘터리 전통으로 이들의 삶에 접근한다. 오랜 시간 동안 쓰레기 더미 위에서 삶의 꽃을 피워 올리는 끈질긴 사람들의 생명력과 관성을 한 발짝 떨어져서 집요하게 담아 낸다. 이 곳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쓰레기 더미 위에 또다시 터전을 건설하기를 희망한다.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가두 행렬을 벌이며 우리도 인간이라고 외친다. 이 저개발의 비극은 아시아 곳곳에서 펼쳐지는 현실이지만, 그 곳에서 사는 이들에게는 감내해야 할 삶의 긍정이다. 그래서일까. 마치 농작물을 캐듯이 쓰레기 더미를 일구는 사람들의 이미지는 질긴 생명력의 풋내를 풍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