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꿈은 이뤄짐과 동시에 사라졌다. 사출공장에서 일하던 주인공은 사고로 손을 다친 뒤에 청계천에서 복권을 판다. 포르노를 파는 청년은 돈이 생기면 복권을 산다. 욕망하기를 멈춘 자와 욕망하는 자. 그래도 그들을 먹여 살리는 것은 타인의 욕망을 위한 소모품이다.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두 사람이지만 그들의 관계는 주인공이 청년 대신 경찰에 잡히면서 간단히 끝난다. 주인공의 돈을 훔쳐 청계천을 떠나는 소년. 그의 욕망은 관계의 종말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이렇게 <동시에>는 인간의 욕망이 충돌하여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을 담담하게 응시한다. 소년이 사라진 거리 위를 다시 부유하는 무수한 욕망과 함께 욕망 사이에 소외된 인간이 보인다. 그렇게, 동시에.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