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해로해온 우리의 부모, 그들은 어떤 삶을 함께 해왔을까? 영화는 부모와 소원한 감독이 어느 날 거리에서 아버지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공적 장소에서 처음 마주한 아버지와 아들, 그들은 낯설고 어색하다. 그렇게 감독은 사적 영역에서 친밀하다 못해 무심한 자신의 부모에게 카메라를 대며 그들의 모습을 다시 공적 영역에 내놓는다. 그래서일까? 부부의 인터뷰와 교차하는 무대 위 인형극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영화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아들인 자신에 대한 그들의 생각에서부터 아버지에게는 어머니를, 어머니에게는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간다. 그리고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그들의 일상을 함께 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정원과 어머니의 가사일과 같은 평온한 일상은 이 물음에 대한 답들이 펼쳐지면서 점점 깊디깊은 골을 마주하게 된다. ‘가족’이 무엇이며, ‘부부’가 무엇인가를 찬찬히 되묻게 하는 사적이되 전혀 사적이지 않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홍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