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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평론단

<스톤보이와 아주 신기한 여행> 잃어버린 감각 되찾기

By 문정임

스톤보이와 아주 신기한 여행 / The Incredible Story of the Stone Boy

감독 : 미구엘 우리에가스/Miguel URIEGAS 3

 

갑자기 감각이 사라진다면?

 

감각이 상실되는 영화의 대표작으로 <눈먼 자들의 도시><퍼펙트 센스>가 떠오른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갑자기 한 사람의 눈이 멀고 그와 접촉한 이들부터 서서히 눈이 멀어 전 인류가 눈이 멀었을 때의 혼돈과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스톤보이와 아주 신기한 여행><눈먼 자들의 도시>보다는 데이빗 맥켄지 감독의 2011년 작 <퍼펙트 센스>와 비교해서 보게 된다.

 

스톤보이. 삶의 모든 것에 화가 나서 감정이 사라진 소년이 있다. 아름다운 색깔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소년은 후각, 청각, 촉각, 미각, 시각을 차례대로 잃고 온몸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돌로 변했다.

발랄하고 호기심이 넘치는 소녀 마리나가 있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마을에 사촌들과 함께 간 마리나는 서커스단 마차에서 돌이 된 소년을 만난다.

 

생명의 요정은 소년의 심장이 멈추기 전에 감각의 나라로 가서 소년이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으면 된다고 해결책을 전해준다. 가족이 똘똘 뭉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조언을 기억하며 마리나와 사촌들, 그리고 스톤보이는 길을 나선다. 코의 나라, , , , 눈의 나라를 함께 여행하며 위기의 순간에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잃어버린 감각을 차례대로 하나씩 하나씩 되찾아 냄새 맡고, 듣고, 만지고, 말하고, 볼 수 있게 된다. 오감을 찾아 여행에서 돌아온 스톤 보이는 의지를 끌어 모아 마침내 원래의 몸으로 회복한다.

 

이 영화에선 소년이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감각을 잃은 이유와 과정이 간단히 설명되고 잃어버린 그것을 되찾는 과정을 하나하나 흥미롭게 보여주는 반면, <퍼펙트 센스>에선 전염병처럼 사람들이 감각을 하나하나 잃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극도의 감정과잉이 앞서고 미각(두려움)-후각(슬픔)-청각(증오)을 순차적으로 잃을 때마다 남아있는 감각을 극대화시켜 그것에 기대며 적응하려 애쓰지만 절망적이게도 시각까지 잃게 되는데 그것에 앞선 극도의 감정은 기쁨이다. 고조된 기쁨 속에 시각마저 사라지고 남은 이들의 눈 앞은 어둠이다. 어둠 속에서 그래도 우린 살아간다.” 를 짐작한다. 애착과 사랑의 마지막 감각 촉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맛도, 냄새도, 소리도, 빛도 사라져버린 세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사랑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스톤보이와 아주 신기한 여행>은 색감이 어린이그림동화를 한페이지씩 펼쳐 읽는 듯 색감이 환상적이고 캐릭터가 재기발랄하여 신나는 음악과 잘 어우러진다. 각 감각의 나라에서 여행 떠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메모해서 다시 읽고 싶은 따뜻한 말이다.

 

코의 나라-좋아하는 냄새와 싫어하는 냄새를 다 기억해라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내가 아기였을 때 맡은 엄마 냄새야

 

귀의 나라-화가 나면 귀를 닫는 사람이 되어선 안 돼 / 인생의 속도에 맞춰 뛰는 법을 알아야 해 / 용서는 분노를 이기는 첫걸음이야. 좋은 친구의 목소리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단다. 따뜻하게 이야기 하렴

 

손의 나라-사랑과 우정은 손으로 표현하는 거야. 분노를 이기려면 조건 없이 사랑을 껴안아라 /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싫어하는 것도 껴안아야한다

 

입의 나라-인생의 맛을 찾아라. 늘 입맛에 맞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맛이 들어가야 맛있다 / 슬플 때면 좋아하는 맛을 떠올려라 / 슬픔은 짠맛 기쁨은 단맛 인생의 모든 맛을 받아들여라 / 항상 행복하지 않겠지만 맛을 보아라. 달콤하든 짜든, 맛이 있든 없든 배우는 게 있다 / 맛있는 것을 먹으면 이제 다시 살고 싶어진다

 

눈의 나라-분노는 우리의 눈을 멀게 할 수 있다 / 누구도 너를 화나게 할 수 없다. 화낼지 안낼지는 네가 결정하는 것이다 / 계속 화나있으면 볼 수가 없다. 분노를 이기려면 인생이 준 모든 선물 중 좋았던 일도 있었음을 인정하라 /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고 자기 마음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 속 촛불 같은 그 빛을 보는 사람은 행운. 마음의 빛을 보면 분노를 이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