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청년시절에 팔레비정권에 저항하면서 경찰을 습격하다 체포되어 옥살이를 한 적이 있었다. 이제 중년의 감독이 된 그는 그때 그 사건을 영화로 재연하기로 하고 연기자들을 모집한다. 모흐센에게는 과거의 그 사건을 재연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그것은 폭력을 통한 혁명은 무의미한 것이며, 사랑과 화해만이 인류를 구원해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주제를 담은 영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모흐센은 지금 현재, 이란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과 구원에 대한 생각을 함께 담아 내고자 한다. 그러나, 모흐센은 이러한 주제 전달을 위해 겉으로는 지극히 단순한 구조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치밀한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허구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며, 때로 시간은 가역적 흐름과 비가역적 흐름을 넘나들기도 한다. 또한 모흐센 자신이 영화 속에 등장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자기반영적인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아을러 모흐센은 자신뿐이 아니라 연기자들 역시 영화를 찍으면서 서서히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형식과 주제의 종착점은 ‘사랑’과 ‘화해’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