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에 섞이지 못하고 변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 남자의 고통과 분노를 드러낸 영화. 감옥에서 갓 출소한 ’시바’는 장례식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활하면서 아내와 딸을 찾고 있다. 절망적인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비롯해 그 누구도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어렵게 찾은 처제는 그의 아내가 이미 다른 남자와 재혼했다는 소식을 전하지만, 그는 아내를 찾는 일을 포기할 수 없다. 결국 언어가 통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세입자들이 얹혀사는 어머니의 집을 나와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싱글맘 ’첸첸’을 도와 매음굴로 들어가는데... 오랜 시간 주인공이 애타게 찾은 것은 가족으로 포장되어있지만 진짜는 보호해야 할 여성도, 책임져야 할 다음 세대도 아닌 자기 스스로의 정체성이다. 독불장군으로 남지 않고 연대와 소통을 통해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선 자신과 세상의 무지와 분노, 오해라는 커다란 벽을 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현실은 무엇인 선의이고 악의인지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이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