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주목받는 신예 감독 디팍 라우니야르가 국제적으로 호평받았던 데뷔작 <하이웨이>(2012)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장편영화이다. 발리우드 영화의 영향을 벗어나, 네팔 영화의 새로운 국면을 선보였던 전작 <하이웨이>와 마찬가지로 본격 네팔리 필름을 표방하는 작품. 카트만두에서 네팔 반군으로 활동하는 찬드라는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1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정부군에 몸담고 있는 친형 수자르의 적대와, 오랜 기다림에 지쳐있는 부인 두르가의 냉대에 직면한다. 쓸 만한 젊은이들은 모두 어디론가 떠난 마을에서, 찬드라는 아버지의 시신을 함께 옮겨줄 일손을 구하는 데 애를 먹는다. 결국 그는 자신의 옛 동료들이자 현재는 자신을 적으로 취급하는, 인근에 주둔하는 또 다른 네팔 반군의 협조를 얻게 되나, 이는 뜻하지 않은 총격전만 불러온다. 총격전 다음 날 아침, 어른들이 논쟁을 벌이며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작은 기적을 만들어낸다. 네팔 내전이 남긴 상흔에 대한 한 인상적인 기록. (박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