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토리노. 9살 마시모의 목가적 유년기는 어머니의 수수께끼 같은 죽음으로 산산조각난다. 30년이 지나 『라 스탐파』지의 꽤 성공한 기자로 활동 중인 마시모는 아픈 추억이 깃든 부모님의 아파트를 처분하려 한다. 1993년 사라예보 전쟁 이후 겪게 된 공황 발작 치료 차 알게 된 의사 엘리사는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마시모를 동정하며 그가 마음을 열고 유년기의 상처를 직면하도록 돕는다. <달콤한 꿈>의 내용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유년기에 발생한 어머니의 죽음 극복일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주제를 각별하게 만드는 것은 이탈리아 거장이 구현하는 멜랑콜리와 호러가 공존하는 아이의 세계이다. 그것은 악마 ‘벨파고르’로 대변되는 영역으로,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진실을 억지로 외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시모가 상상력을 통해 호명하는 비현실의 세상이다. 소년과 성인 마시모의 얼굴 모두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아이의 심리적 몸부림으로서 절실하게 다가오는 <달콤한 꿈>은 <캣 피플>과 <노스페라투> 등 고전 호러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로 빛나는, 마르코 벨로키오의 시네필적 감성이 충만한 신작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