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산골 마을 돌파, 초등학교에 다니는 소년 프라카쉬는 아버지 그리고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프라카쉬는 불가촉천민이라는 자신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마을 촌장의 손자인 키란과 단짝 친구이다. 어느 날, 국왕이 돌파 마을을 방문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마을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고 있던 닭들을 모두 사모아 국왕을 환영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한편 정부와 평화협정 중인 네팔공산당(마오이스트들)은 본격적인 무장투쟁을 시작하려 한다. 양 측의 대립이 만들어낸 긴장감이 온 마을을 휘감는 와중에도, 프라카쉬는 달걀을 팔아서 순회 상영하는 영화를 보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프라카쉬가 소중하게 키우는 암탉이 밤중에도 울어대는 불길한 닭이라며 이웃 마을 노인에게 팔아버리고, 프라카쉬는 팔려간 암탉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네팔 감독 민 바두르 밤의 영화 <검은 닭>은 마오이스트들과 왕정이 대립하던 네팔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소년의 소박한 꿈이 차가운 현실과 부딪히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로 그려내고 있다. (김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