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깊은 숲에 위치한 작은 마을. 정글을 누비는 사냥꾼 한 명만을 제외하고, 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수도승의 가르침을 따른다. 마을 사람들이 수도승의 가르침에 따라 살생하지 않는 삶을 행하는 동안, 마을의 유일한 사냥꾼은 동물을 사냥해 그 고기를 마을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자신은 육식을 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필요로 할 때에만 사냥한다는 게 그 나름의 철학이다. 석가탄신일이 다가올 즈음, 수도승과 마을 사람들은 탄신일에 뜨는 보름달을 보며 불교적 가르침을 깨닫고자 의식을 준비한다. 그즈음 매력적인 마을 처녀 고마리가 표범의 희생물이 되었지만,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고마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챈 사냥꾼은 수도승에게 의식을 취소해 달라 간청하지만, 운명의 필연성을 믿는 수도승은 그의 간청을 거절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살생을 하지 않는 사냥꾼은 이제 사람을 공격하는 표범을 홀로 사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깊은 정글 속에서 오래된 고목과 맹수, 동식물과 강의 순환은 거대한 자연의 톱니바퀴를 형성한다. 영화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 역시 이 사이클을 함께 한다는 불교적 가치관을 형상화한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