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글 숲, 젊은 스님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 얽힌 영적 진실을 찾는 여정을 떠난다. 의사가 되고자 했던 레지던트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수도 콜롬보의 무더위 속에서 장기 밀매 알선 업자는 불법적인 장기 매매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장기를 팔러 온 빈곤한 이들은 무관심 속에서 희생되어 간다. 장기 밀매에 가담한 외과 의사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일삼으며 밤을 보내고, 그의 운전기사는 자신이 목격한 사실에 대해 침묵한다. 그렇게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스리랑카의 불면의 밤들이 계속된다. 영화는 각기 다른 인물들의 삶과 죽음, 폭력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폭력을 행하는 신체와 폭력이 자행되는 신체 주변을 맴돌던 카메라는, 의사가 정글에서 분신자살하는 신에 이르러 영화적 의미망을 폭발시켜 버린다. 정령에 얽힌 전설과 진리를 찾아 떠나는 구도승의 여정, 덥고 습한 도시 콜롬보와 정글에서 벌어지는 스토리들은 스리랑카 영화 특유의 정서를 주조한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