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자락 남쪽 나라에는 흑인 소녀 허쉬파피가 아버지와 함께 산다. 남쪽 나라는 많은 동물들의 죽음으로 점점 더 폐허가 되고, 아버지마저 병이 들면서 소녀는 위기상황에 놓인다. 영화 속에는 멸종된 동물이자 소의 조상이라 불리는 오록스가 남쪽의 빙하를 타고 소녀를 향해 오는 장면이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다. 소녀의 판타지일 수도 있지만 현실과 겹쳐지는 환상적인 장면은 소녀의 소망과 자연이라는 위대한 존재를 상징화하는 인상적인 화면을 연출해 낸다. 특수효과를 통해 촬영된 소녀와 오록스가 교감하는 장면은 ‘남쪽나라’라는 장소가 마음을 잃어버린 현재의 세계를 대변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소녀는 엄마를 만나고, 오록스와 교감하고, 아버지를 안아준다. 그것은 어린 소녀의 성장담이자 기적과도 같은 해피엔딩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