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파리 몽마르트. 센느 강의 범람으로 에펠탑이 반쯤 물에 잠긴 시절이다. 에밀은 영사기사로 일하고, 그의 발명가 친구 라울은 트럭을 몬다. 라울이 몰래 좋아하는 미녀 뤼실은 최고 잘나가는 카바레 가수다. 에밀과 라울의 실수로 흉칙한 괴물이 탄생하고 파리는 공포의 도가니에 빠진다. 아름다운 색감과 음악이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 수작 애니매이션. 비보 베르즈롱은 <미녀와 야수>의 기본 틀 속에서 영화라는 소재를 도입하고 기상천외한 괴물을 창조해냈다. 뤼실과 라울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영화를 수놓는 아름다운 노래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괴물이 여주인공과 듀엣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의 백미로, 프랑스 가수이자 배우 바네사 파라디와 인기 가수 M의 달콤한 목소리로 더욱 돋보인다.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듀엣의 멋진 장면을 부산의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