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순진하게 자란 차하야는 4살 때 헤어진 이후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자카르타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마주친 아버지는 더이상 그녀가 기억하던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이 아니며, 그는 길에서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삶을 살고 있다. 길에서 마주친 빨간 미니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자신의 아버지란 사실을 깨닫고 차하야는 충격에 빠지지만, 그렇다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버릴 수는 없다. 처음에는 차하야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버지 이푸이도 조금씩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밤거리 산책은 시작된다. 최근의 인도네시아 영화들은 이슬람교 원리주의의 폭력적인 가부장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탐구를 하고 있는 듯하다. <사랑스런 남자> 역시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딸과 이슬람교의 가부장제를 교란하는 트랜스젠더 아버지와의 화해를 인도네시아식 신파에 담아내면서 감정에 호소한다. 이푸이 역을 맡은 도니 다마라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손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