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조르주의 첫사랑은 여선생 시빌이었다. 시빌이 자살한 지 몇 년 후 조르주는 남장을 한 채 파리의 환락가 피갈의 밤을 지배한다. 나이 많고 돈 많은 레즈비언 오데트에게 쾌락을 선사하는 ‘지골라’로 지내던 중 출옥한 코르시카 출신 포주 토니를 알게 된다. 1972년 프랑스에서 출판 금지됐다가 30년만인 2002년에 출간된 레즈비언 소설을 작가 자신이 영화화한 화제작. <지골라>는 레즈비언을 소재로 만든 영화중에서도 작품성과 연출력, 캐스팅 면에서 단연 돋보이다. 영국의 배우이자 가수 제인 버킨과 프랑스 작가감독 자크 두아이옹의 딸 루 두아이옹이 지골라 역을 맡았으며,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여신이자 스페인의 국민 여배우 마리사 파레데스, 미남 배우 에두아르도 노리에가의 출연으로 더욱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도 1960년대 피갈을 중심으로 한 파리 환락가의 퇴폐 분위기 속에서 지팡이를 휘두르는 루 두아이옹의 열연에 박수를 보낸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