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이 끝나고 30여 년이 지난 후. 미국에서 보관되고 있던 베트남 의사의 오래된 일기가 베트남에 살고 있는 그녀의 가족들에게 전해진다. 영화 [전장 속의 일기]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시절에 쓰인 일기가 어떻게 30여 년의 세월을 넘어 베트남전의 고통을 지금에 되살리는가를 따라간다. 베트남전의 한 복판, 미군 프레드는 작전 수행 중 인민해방군의 군의관이었던 투이의 일기장을 줍는다. 일기장 속에는 나라를 위해 자원입대한 24살 꽃다운 청춘의 삶과 죽음, 정치적 신념과 로맨틱한 감상,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인민에 대한 애정의 기록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프레드는 군대와 상관없는 기록은 모두 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그 일기장을 간직한다. 그에게 투이의 일기는 전쟁의 잔인한 포화를 이겨내는 힘이자 갚아야 할 마음의 빚이기도 했던 것이다. [전장 속의 일기]는 편향된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다양한 관점에서 전쟁의 고통을 그려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 영화다. (손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