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에 하얀 피부의 아주르와 검은 눈에 검은 피부를 가진 아스마르는 아스마르의 엄마인 유모가 들려주는 요정 진의 이야기를 들으며 형제처럼 자라난다. 평소에 아들이 유모의 아들과 어울리며 경쟁하는 것에 못마땅해 하던 아주르의 아버지는, 구실을 찾아내어 갈 데 없는 유모와 아스마르를 성에서 내쫓는다. 시간이 흐르고, 아주르는 건장한 청년이 되어 요정 진을 찾아 먼 여행을 떠나지만 배가 난파되어 낯선 땅에 도착한다. 그곳은 파란 눈이 죄악시되는 별세계로 아주르는 장님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 <키리쿠와 마녀>로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미셸 오슬로의 최신작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감독이 처음으로 3D를 사용하여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창작 초기부터 가장 간단한 기법으로 작업하고자 한 오슬로인 만큼 차별화된 느낌을 선사하며, 특유의 신비에 가득 찬 이국적인 세계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화려한 색채 속에 펼쳐지는 프랑스 본토와 마그렙 지역의 긴장과 대비는 현대 프랑스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간접적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예술성, 사회성과 더불어 꿈이라는 소중한 희망의 요소를 잃지 않은 작품.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