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어휘로 포착하기에, 현대인의 사랑은 보다 복잡하고 불투명해졌다. 그들은 외로움을 떠나 적절한 상대를 찾아 나서지만 마침내는 사랑의 그늘에서 외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이것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의 사정이다.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내던 음악선생은 제자를 사랑하고, 진정한 사랑을 발견했다고 기뻐하던 여인은 남자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한다. 풀리지 않는 일상을 피해 인터넷에 빠진 남자는 성적 환상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내지만 백일몽에 불과하다. 사랑을 찾는다면, 그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일상을 떠나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세 명의 젊은 감독이 만든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이며, 덕분에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색깔을 가졌다. 어떤 것은 청초하고 어떤 것은 희극적이다. 그리고 삼인 삼색이 모여 현대인의 사랑과 욕망에 대한 보고서가 된다. 친근한 주제에 대한 현대적 해석에 더해,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이 작품의 제작과정이 전적으로 디지털 방식을 거쳤다는 점이다. 최근 뚜렷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디지털 제작 방식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영화.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