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긴자거리의 상징인 가부키좌가 60년 만에 재건축을 위해 문을 닫는다. 긴 세월 무대를 지켜온 배우들은 한 명씩 극장과 얽힌 이야기와 배우로서의 경험,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작품을 설명한다. 그들의 기억은 이 전통 깊은 극장의 역사이며 그들 역시 역사의 한 부분이 되었다. 서서히 이 조용한 극장에는 활기가 피어 오른다. 마지막 공연의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카메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가부키 극장의 무대 뒤를 찾아간다. 배우의 분장실은 물론 공연 의상과 소품 제작실 등 장인의 손길이 숨쉬는 공간에서 전통의 힘이 스며 나온다. <가부키좌: 마지막 공연>에는 가부키좌의 처음과 마지막이 함께한다. 극장에 대한 배우들의 첫 기억은 그들의 마지막 공연과 겹쳐진다. 처음 극장을 들어서며 기도했던 자리에서 그들은 이제 마지막 예의를 갖추고, 첫 무대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무대에서 작별을 고한다. 고집스럽게 전통을 유지해온 가부키좌의 마지막 인사는 그래서 다시는 만나지 못할 과거와의 이별처럼 아련하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