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악을 보존하려는 한 음악인의 집념을 그린 작품이다. 아민은 키에프의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의 박사논문으로 소실위기에 처한 이란의 케시케이 지방의 음악을 연구하고 있다. 이란의 케스케이 지방의 전통음악을 주제로 하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참여하게 된 그는 진지하게 보존의 중요성과 문화의 가치를 주장한다. 그러나 카메라는 천천히 아민의 개인적인 삶의 이면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처연한 음색으로 황량한 벌판과 거리의 모퉁이를 울리는 음악처럼 경제적 위기에 처한 아민의 삶 역시 활기를 잃어간다. <아민>에는 ‘전통음악’과 ‘음악인’에 대한 두 개의 다큐가 공존한다. 이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야기를 이어주는 것은 ‘아민’이라는 인물이다. 이 다큐는 아민의 연구에 대한 집착과 생활고를 음악적 열정으로 윤색하기 보다 연민 어린 눈으로 관찰한다. 그래서 <아민>은 두 개의 서로 다른 다큐의 접점이 아니라 카메라와 대상이 갖는 미묘한 관계에 대한 보고서로 존재한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