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꿈꾸던 이들에게 벌어지는 판타스틱한 세 가지 소동이다. ‘암흑 속의 세 사람’은 자살에 실패한 여고생이 성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양호선생님, 양심의 가책을 느낀 폭력교사, 학교를 폭파하려는 동갑내기 남학생을 만나면서 고군분투하는 모험담이다. ‘날아라, 닭!’은 자살을 결심한 젊은 경관이 바닷가 마을로 내려와 닭과 대화를 나누면서 시작한다. 아름다운 여성과 폭력적인 범죄와 자살충동이 마치 꿈처럼 펼쳐진다. ‘해피 버스데이’는 자신의 생일을 잊어버린 친구들에게 실망한 한 노인에서 시작한다. 노인은 자신의 생일을 값지게 하기 위해 위기에 처한 청년을 구하기로 결심하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각각의 이야기가 외로움, 부패한 사회, 사회적 편견과 폭력이라는 자살의 동기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긍정의 힘을 바탕에 두고 있기에 우울하지 않다. 김남진, 타블로와 같은 주류문화 스타가 합류하고 미디어 자본과 결합하여 제작한 첫 번째 작품으로, 독립영화의 제작과 배급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작품이다. (홍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