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과 소녀, 그리고 폭력이라는 키워드의 조합으로 만들어 낸 경쾌한 단편. 여주인공 샤는 작은 가게의 종업원으로 일하며 여름을 보낸다. 두 다리 또는 스쿠터를 타고 질주하는 이 10대 소녀의 가슴엔 강한 반항심이 응어리져 있다.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나 잔소리만 늘어놓는 사장은 그녀를 폭력적인 환상으로 이끌고, 영화는 그녀의 빠른 다리만큼이나 민첩하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10대가 된 지금의 불만을 오가는 샤의 표정은 습관적인 일상을 포기한 듯 무심하지만, 마침내는 강하게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