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 사회의 일상을 줄기차게 묘사하고 있는 장 유엔은 파멸의 스펙터클이라 할 만한 것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겉으론 심심해 보이는 보통사람의 삶에 그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놀랍도록 역동적인 에너지가 뿜어 나온다. [사랑해]는 [아들들]과 마찬가지로 장 유엔의 인간 탐구가 냉소적인 만큼이나 독특한 것임을 새삼 일깨운다. 영화 속 남녀 주인공 이와 주가 처음 만났을 때 주는 이의 친구와 막 결혼하려는 참이었다. 세 사람은 함께 밤에 풀장에서 수영하며 놀지만 이의 약혼자가 물이 빠진 풀에 다이빙했다 사고사를 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는다. 그 후 우연히 다시 만난 이와 주는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다. 이는 자유롭기를 원하고 주는 이의 한결같은 사랑 증명을 원한다. 전혀 달콤하지 않은 그들의 결혼 생활은 사소한 다툼으로 일관하고 서로 해코지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 간다. [사랑해]는 사소한 몸짓, 말 한 마디에서 시작할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인생의 비극을 극사실적인 카메라의 눈으로 탐구한다. 거기서 뿜어 나오는 등장인물의 심리적 긴장은 때로 숨이 막힌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