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후나키를 기다리며야마시타 노부히로 영화의 웃음에는 독특한 개성이 있다. 전작 <바보들의 배>에서도 그랬듯이 <후나키를 기다리며> 에서 그는 왁자지껄한 웃음보다는 미소에 가까운 웃음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그 미소에 가까운 웃음에는 야마시타 노부히로 자신만의 공식이 있다. 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개 사회 속에서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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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표류기린쳉솅의 <로빈슨 표류기>는 대만 뉴웨이브의 자장 안에서 선배인 차이밍량이나 에드워드 양과 비슷하게 도회적 삶의 파탄이 난 국면에 주목하면서도 그 소재를 훨씬 통속적인 감상주의의 윤기로 다룬다. 성공한 부동산업자 로빈슨이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에 있는 크루소섬을 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담은 이 영화에서 홍미로운 것은 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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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집인도네시아의 로맨틱 코미디 <7번째 집>은 작년 <친타에게 무슨 일이?>로 부산국재영화제에 소개된 루디 소자르워 감독의 신작이다. 어릴 적부터 친구인 별자리 신봉자 린탕과 해몽책을 끼고 사는 카크라는 현재 비디오 가게 동업자다. 24살 생일까지 7번째 별자리의 황소자리 남자를 만나지 않으면 노처녀로 늙어 죽올지도 모른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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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물인도-파키스탄 지역에 대한 오리엔탈리즘 정도의 정보만을 갖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영화는 탈-식민 아시아에 뿌리 깊게 만연한 ′민족분쟁-종교적 편견-젠더 차별’ 트라이앵글에 대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직후 이슬람교와 시크교 구성체의 반목으로 분화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상대편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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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한벌우리에게 <루나 파파>와 <코쉬 바 코쉬>로 잘 알려진 바흐티아르 쿠도이나자로프의 2003년도 신작. 격렬한 감정을 토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그들을 끊임없이 쫓는 카에라의 매력은 여전히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거기에 초현실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영화의 공간과 주변 인물들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삭막하지만 풍성한 아름다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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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입방체방콕 암흑가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어느 허름한 호텔 안. 네 명의 낯선 투숙객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하나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운명의 장난으로 절망에 빠진 마약 딜러, 호텔에서 일하는 어린 소년, 미모의 암살자, 그리고 자료수집차 태국을 찾은 영국인 정신분석학자의 삶은 서로 충돌하면서 죄없는 희생자를 만들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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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와 마법사2003 베니스영화제 업스트림 경쟁부문 초청작 잠양 키엔체 왕포의 환생으로 추앙받고 있는 승려 키엔체 노르부의 신작이다. 돈덥은 젊고 잘생긴 공무원으로 부탄의 전방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꿈은 히말라야를 떠나 미국으로 가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돈덥은 소박한 사과 장수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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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2003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올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던 쿠로사와 키요시의 신작으로 디지털 영화의 새로운 미학을 창조해내고 있다.많은 작품을 만들어온 쿠로사와 키요시가 이번에는 세대간의 갈등과 일본 젊은 세대의 희망을 상실한 듯한 모습에 대해 자극적인 논평을 보여준다. 수수께끼 같은 마모루는 독성이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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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황금〈붉은 황금>은 좀처럼 잊기 힘든 장면으로 시작된다. 보석상을 털던 강도는 일이 틀어지자 가게 주인을 죽이고 자신의 머리에 권충을 쏴 자살한다. 단 한 테이크로 꽤 길게 이어지는 듯한 착각을 주는 이 끔찍한 장면은 각본을 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의 신문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에 삽입한 것이다. 스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