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마스터마인드> : 비켜 나가는 영화

By 김현구

<마스터마인드>(켈리 라이카트, 2025)는 비켜 나가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비켜 나가는 것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고 영화의 성격을 드러낸다.

 

실직한 목수 제임스 블레인 무니(조쉬 오코너)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훔칠 계획을 세운다. 그가 그림을 훔치려는 미술관의 경비도 허술하지만, 제임스의 계획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좌충우돌하는 상황 속에서 제임스와 그의 일당은 미술관에서 그림을 훔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장르적 긴장감을 형성하기에는 제임스의 미술품 도난 계획과 미술관의 경비는 너무 허술하기만 하다. 그래서 하이스트 장르의 핵심에 해당하는 미술품 도난 강도 시퀀스에서 관객은 고조되는 긴장감을 느끼기보다 어이없는 헛웃음을 짓게 된다.

 

<마스터마인드>는 하이스트 장르를 전면에 내세우는 듯하지만, 인물과 상황의 허술함을 통해 하이스트 장르의 특성을 비껴간다. 제임스의 허술한 미술품 도난 행각은 결국 실패한다. 가족의 품으로도 돌아가지 못한 제임스는 가족 드라마를 벗어나 도망자로서 길 위에 나선다. <마스터마인드>는 이제 도망자 제임스를 뒤따라 로드 무비로 변주하는 듯하다. 도망자 제임스가 올라탄 <마스터마인드>의 길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 길의 끝에서 제임스는 어떤 인물이 되어 있을까.

 

하이스트 장르를 비틀어 제임스를 길 위로 내몬 <마스터마인드>는 도망자 제임스의 여정을 보여준다. 길을 따라 도망치는 제임스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안식처를 잃은 그는 계속해서 길 위를 떠돌 수밖에 없다. 곤궁한 처지가 된 제임스는 아내 테리(알라나 하임)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테리는 더 이상 그를 도울 여력도 생각도 없다. 막다른 길에 몰린 제임스는 또다시 강도 행각을 벌인다. 허술하고 어리석은 강도 행각으로 인해 길 위로 도망친 제임스가 그 길의 끝에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길 위의 여정에서 제임스는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미술품 도난 강도 제임스는 <마스터마인드>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여전히 강도 제임스일 뿐이다.

 

<마스터마인드>는 하이스트, 가족 드라마, 로드 무비 등 다양한 장르를 비틀면서 경유한다. 허술함으로 하이스트 장르를 비껴가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릴 기회를 놓친 제임스는 가족 드라마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제임스는 길을 따라가면서도 변하지 못하며 길 위의 여정을 허무하게 끝마쳐 버린다. <마스터마인드>는 마지막 장면까지 비껴간다. 제임스는 시위대로 오해받아 체포되고, 경찰은 엉뚱한 인물을 체포하고도 임무를 마친 듯 장난을 치고 있다. <마스터마인드>는 모든 것을 비껴간다. 모든 것이 비껴가는 <마스터마인드>의 세계 속에서, 영화가 담아낸 모든 것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한 채 비껴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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