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프로텍터> : 오세요, 한국식 느와르의 세계

By 정다은

인신매매와 아동 유괴 사건이 들끓는 미국의 뉴멕시코 . 오랜 특수부대 생활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엄마 니키 할스테드는 딸의 유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녀에게 군인으로서의 시간은 성취이자 훈장이었지만, 동시에 가족에게는 끝내 메울 없는 공백으로 남았다. 임무 수행만을 목적으로 살아온 니키는 결국 가장 소중한 존재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현실 앞에 무너지고, 죄책감은 극도의 정신적 외상 장애로 이어진다. 끔찍한 트라우마 상황에 놓여 있는 니키의 걸음엔 기다림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순간도 멈춰 없으며, 오직 앞을 향해 분노로 내달린다. 분노로 다져진 그녀의 몸짓에는 유려한 액션의 아름다움보다는 자식을 잃은 어미가 뿜어내는 절망만이 남아 있다.

 

트라우마와 상실감, 그리고 아동 유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램지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 떠오른다. 그러나 호아킨 피닉스가 보여준 조용하고 섬세한 액션과 달리, <프로텍터> 분노는 사실상 행위의 전부가 된다. 법의 울타리 안에서 정밀하게 계산된 움직임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특수요원의 액션과는 달리, 니키의 몸짓에는 둔중한 정신적 트라우마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그녀의 행동은 흔들리고, 무겁고, 불안정하다. 그렇기에 범죄 조직의 최고 관리자를 자루의 총으로 처단하는 순간에도, 범죄자의 소굴을 단호하게 침탈하는 장면에서도, 관객이 감지하는 것은 통쾌함이 아니라 절망감이다. 화면 그녀는 정의의 이름을 내세우지도 않고, 영웅으로 포장되지도 않는다. 오직 상실의 고통을 어떻게든 감당하려는 엄마의 모습만이 남는다.

 

<프로텍터> 국내 제작 투자사가 미국 현지 스태프와 협업해 만든 할리우드 영화다. 단순히 제작 환경이 달라졌다는 사실 이상의 의미가 있다. 특히 한국식 느와르가 장르의 형식으로 자리 잡아 미국 시스템 안에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작품은 자연스럽게 장르적 변주를 만들어낸다. 한국식 느와르는 오래전부터 폭력과 상실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 왔고, 영화는 정서를 미국이라는 배경 속에 옮겨 놓으며 색다른 질감을 형성한다. 헐리우드 액션이 기술적 쾌감이나 규모를 강조했다면, 영화는 오히려 파괴된 내면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렇게 함으로써 헐리우드적 문법 속에서도 다른 결을 보여준다.

 

니키의 액션은 치밀하게 계산된 전투라기보다는, 무겁고 흔들리는 몸짓에 가깝다. 총을 그녀의 손끝에는 군사적 숙련보다 정신적 붕괴의 흔적이 남아 있다. 폭력은 화려하게 연출되기보다는, 고통과 불안이 묻어 있는 신체적 표현으로 다가온다. 관객은 장면에서 쾌감을 얻기보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바로 불편함이 영화가 전하려는 정서를 설명한다. 결국 니키의 몸짓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상실과 절망이 낳은 몸의 기록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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