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평론단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 <빅 볼드 뷰티풀>은 마고 로비와 콜린 패럴 주연의 로맨틱 판타지 영화이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시작된 두 남녀의 여정을 그리고 있지만, 그들의 로드 트립은 물리적 이동을 넘어선 내면으로 떠나는 여정이다. 특히나, ‘문’이라는 장치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이며, 인물의 내면과 기억에 다가가도록 한다. 운명적인 만남이란 로맨틱 판타지 장르의 흔한 공식이지만 이 영화는 독특한 표현을 통해 사랑과 삶, 그리고 내면의 치유를 다루고 있다.
전통적인 로맨스 장르는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만남을 필연적으로 그린다. 이 영화 또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는 흔한 설정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흔한 운명적 여행을 떠나는 중이 아니다. 마법의 GPS가 이끄는 여정, 그리고 과거의 기억으로 통하는 문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를 더하여 이제 그들의 여행은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적 범주에서 벗어난다. 물론 그들은 운명적으로 같은 렌터카 에이전시에 방문하고 마법의 GPS의 힘을 빌리고 있지만 아주 능동적으로 순간의 선택을 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문을 열 결심을 하고 과거의 상처에 맞선다. 결국 운명이 그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와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인물들은 스스로 끝없이 연기하고 또 연기한다. 이를 단순한 사랑 찾기의 행위라고 볼 수 있을까? <빅 볼드 뷰티풀>을 그저 로맨스 장르라 칭하는 것도 옳지 않은 듯하다. 이 영화는 외로운 두 남녀가 문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후회를 돌아보고 진실을 깨닫는 여정을 그린다.
일반적인 로맨틱 판타지 장르는 현실을 벗어난 아름다운 환상을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빅 볼드 뷰티풀>은 환상을 통해 현실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또한 이 과거를 드나드는 통로는 문이고, 인물들은 함께 마주하는 문들을 능동적으로 열게 된다. 문을 열 때마다 보여지는 두 남녀의 과거는 아름답고 쓸쓸하고 어떨 땐 눈물을 흘릴 만큼 가엾다. 동시에 인물 또한 성장한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 보며, 환상이지만 현실 같은 그 마법의 공간에서. <빅 볼드 뷰티풀>이 환상을 연기하며 우리에게 보여 주고자 했던 진실은 무엇일까? 이 영화는 무엇만이 진실이라고 외치는 것일까?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진실은 사랑이다. 때론 진실에 닿기 위해서는 연기해야 한다. 그들은 과거의 자신을 연기하며 진실을 깨닫는다. 특히나, 부모가 주었던 사랑을.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두 주인공이 왜 사랑을 회피하고 방황했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제는 먼 과거가 된 그 순간에 참여하여 묻어 두었던 고통과 슬픔을 직면하게 된다. 또한, 그들처럼 사랑은 과거의 아픔과 슬픔을 직면해야만 시작할 수 있다.
<빅 볼드 뷰티풀>은 단순히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를 넘어, 삶의 진실인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코고나다 감독은 로맨틱 판타지 장르의 익숙한 요소들을 사용하지만, 환상을 통해 현실을 돌아보고 진실을 깨닫게 한다. 또한, 문이라는 장치를 통해 두려움에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를 마주하게 한다.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위한 여정이 아닌 상처 받은 인간의 내면을 치유하기 위한 여행이다. <빅 볼드 뷰티풀>이란 제목처럼 크고, 대담하며, 아름답게 자기 자신을 바라볼 선택을 강조하며 우리가 돌아가고 싶은 과거,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