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스트레인지 리버> : 환상과 현실의 경계

By 윤림경

소년의 첫사랑을 담은 영화 <스트레인지 리버>는 잔잔한 물결 소리로 관객의 귀를 간질이며 시작한다. 초록 초록한 색감, 반짝이는 윤슬, 세차게 내리는 폭풍우 등, 무더운 한여름 속 디닥에게 다가온 첫사랑은 날씨처럼 변덕스럽기만 하다. 디닥을 포함한 다섯 가족은 자전거 여행을 하며 숲속, 강변, 색색의 건물 등 하루마다 장소와 배경이 바뀐다. 아름다운 여름날의 풍경은 꿈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무섭게 내리치는 폭풍처럼 당장 피해야 하는 현실 감각이 함께 느껴지기도 한다. 디닥의 가족은 어느 가족처럼 형제끼리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치고받고 싸우기도 하고 아빠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 날 그들은 다시 화목한 가족이 된다. 가족과의 여행 도중, 디닥은 우연히 나타난 알렌산더라는 소년에게 이끌리며 첫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영화 초반, 디닥의 가족이 강물에서 헤엄을 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철저히 물의 겉표면만을 비춘다. 허우적거리는 팔 다리와 그로 인해 요동치는 물결, 가벼운 물소리가 화면 너머로 전해진다. 디닥이 혼자 떨어져 있을 때 알렉산더는 환상인 듯 아닌 듯 알 수 없이 등장해 물속을 유영하며 디닥의 곁을 지나친다. 갑작스레 등장하고 사라진 알렉산더의 존재로 인해 영화는 한순간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마치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동화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단지 상상일 뿐인지 확언할 수 없다. 마침내 강물에서 이루어진 두 번째 만남에서 카메라는 겉표면이 아닌 처음으로 물속을 드러낸다. 디닥을 에워싸며 유영하는 두 다리와 살결은 여전히 현실이 아닌 환상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직 겪어본 적 없는 첫사랑이라는 신비로운 존재처럼 말이다.

 

첫사랑은 누구나 경험한다. 하지만 그 존재는 소중함, 사랑스러움, 떨림, 긴장, 허망함 등 다양하게 작용하면서 개인마다 본인만의 방식으로 첫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관객에게 그 순간을 다시금 체험하도록 만든다. 디닥이 엄마의 대본 연습을 도와주는 장면에서 나온 "모든 걸 뒤흔드는 무시무시한 존재"라는 구절은 의도치 않게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잔잔한 강 표면에 돌멩이를 던지듯이 크든 작든 파장은 빠르게 일어난다. 디닥 또한 알렉산더를 통해 첫사랑이라는 환상이 아닌 현실을 온몸의 감각으로 느낀다. 돌멩이에 의한 파동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잠잠해진다. 그렇지만 겉은 평온해 보일지라도 물속에 가라앉은 존재는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존재한다.

 

영화 <스트레인지 리버>는 어린 소년이 첫사랑을 경험하며 남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변덕스러운 여름날의 날씨처럼 알렉산더는 예고 없이 찾아와 한순간에 사라지지만 디닥에게 이는 단순한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삶은 여전히 계속되기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했던 강물처럼 한없이 흘러가고 디닥, 엄마, 동생 비엘 등 여러 인물의 관점을 통해 환상과 현실을 넘는 삶의 다양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흘러가는 물과 비, 새소리처럼 자연적이면서 일상적인 음향으로 일상의 그 순간과 연속성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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