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헌 철폐와 독재타도’를 목표로 시작된 87년 6월 10일의 항쟁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분석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15일 자체회의에 의해 자진 해산을 할 때까지의 상황을 당시 참여했던 각층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일부는 재구성하고, 당대의 기록들을 재편집하여 사실감을 높인다. 또한 초기 언론의 매도가 미국의 반응을 계기로 어떻게 변하는지, ‘넥타이 부대’의 등장과 함께 ‘명동성당’이 어떻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는지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다. 자칫하면 감상에 빠지기 쉬운 요소들을 학생, 재야운동세력, 상계동 천막촌 사람들 등의 다양한 입장을 통해 좀더 객관적으로 접근코자 한다. 이러한 접근ㄴ은 그들을 영웅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명성′안에서의 서로의 갈등과 고민을 솔직히 그려내는 것이다. 이 운동이 비록 6·29 선언을 이끌어 내고, 사람들은 승리감에 도취했지만 오늘날 그것이 거짓이었음을 바라보는 영화의 입장은 ′명성′을 당대의 문제로 놓는 것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바꾸고자 한다. 비록 그것을 선동이나 전복적 가치를 내세워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통해서 ′다시 바라봄′을 만드는 행위는 새로운 역사를 기입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