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8일 세계적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상을 떠났다. 몇 년에 걸친 암 투병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작품들을 내놓았던 그가 생애 마지막 콘서트를 기획한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시기부터 마지막 앨범 ‘12’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20곡을 담은 콘서트 필름이자 거장의 마지막 선물이다. 오롯이 피아노와 그만이 존재하는 세계. 선연한 모노크롬 이미지에 어떤 자막도 목소리도 없이, 오직 조명 하나에 기대어 103분의 연주가 이어지고, 거기에 깜깜한 어둠에서 새벽과 낮을 지나 다시 밤으로 가는 하루의 시간이 응축되어 있다. 거장의 마지막 손끝에서 태어난 숨 막히게 아름답고 더할 것 없이 충만한 우주가 펼쳐내는 스무 개의 드라마가 여기 있다.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