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패밀리 로맨스>는 가짜 친구들과 거짓 가족 구성원들을 파는 한 일본의 회사를 따라간다. 돈이 우리에게 행복을 줄 수는 없지만, 위안을 주는 모방된 삶을 제공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헤어조크 감독은 친구나 가족 구성원부터 손님이나 조문객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할을 해내는 연기자들을 고용해서 성업 중인 ′패밀리 로맨스 유한 책임 회사′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유이치 이시이는 영화에 직접 출연해서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자신의 역할을 우리에게 설명한다. 패밀리 로맨스 유한 책임 회사의 활동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은 열두 살 소녀의 돌아온 아버지 역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자이기 때문에 결혼식에 참여할 수 없는 한 아버지의 대역이 되기도 하고, 한 행복한 복권 당첨자가 느꼈던 행복감에 도취했던 순간을 재현시키고, 온라인에서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는 장면을 원하는 젊은 여성을 돕는 등 실로 다양하다. 헤어조크 감독은 이 모든 소외된 사람들을 냉정하게 관찰할 뿐 결코 판단하지 않는다. 2019 칸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상영작이다. (전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