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자바의 마을에 버려진 와휴 주노는 남성들이 여성적인 외모와 동작을 연출하는 인도네시아 전통 춤인 랭거 댄스(Lengger dance) 극단에 들어간다. 극단과 친척집을 전전하며 성장한 주노는 그 자신의 몸이 어떻게 남성적이자 여성적인지, 매혹과 동시에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를 이야기한다. 남성 신체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전통 댄스를 추는 몸은 그 자체로 전통과 주술, 젠더 역할에 대한 편견과 정치가 경합하는 장이 된다. 영화의 스토리는 인도네시아 안무가이자 댄서인 실존 인물 리안토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간다. 주노를 주인공으로 하는 극적 스토리는 자신의 신체와 춤, 그리고 삶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리안토의 인터뷰와 교차되어 진행된다. 젠더 유연성을 체현한 몸으로서 리안토의 삶이 오랫동안 차별을 직면해왔던 것처럼, 주노의 삶 역시 같은 조건에 놓여져 있지만, 훔쳐보기의 적극적 액션과 보여지는 신체가 주노의 몸에 함께 있는 것처럼, 열정과 트라우마의 흔적이 한 몸에 각인되어 있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