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아는 독일에 정착한 터키인이나 쿠르드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자문을 해주는 남편 누리와 여섯 살된 아들 로코와 함께 살아간다. 어느 날 폭탄테러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그녀는 네오나치주의자들 과의 법정 싸움에 원고이자 증인으로 나선다. 세계적인 감독 파티 아킨의 신작 <인 더 페이드>는 실제 2000~2007년 독일 내의 터키 공동체를 대상으로 자행된 극우주의자들의 공격 사건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초반의 활기와 기쁨, 생명력이 가득한, 카티아와 누리의 교도소 내 결혼식 장면이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밝은 톤이다. 그 뒤로는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자의 처절한 절망과 의미 없는 생존이 화면을 채운다. 카티아 역의 다이안 크루거 는 이 영화를 힘있게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들이 밝혀지는 과정, 진실공방, 그리 고 정의를 문제 삼는 긴장감 넘치는 법정 드라마의 정 중앙에 있다. 대단원에서 용기를 낸 주인공의 필연적 선택에서 절정에 달하는 그녀의 열연에 칸영화제가 여우주연상으로 보답했다. (이수원)